영어, 권력의 언어

초계(草溪) |

온 땅의 구음이 하나이요 언어가 하나이었더라. (창세기 11:1)
Now the whole world had one language and a common speech. (Genesis 11:1)


구약성서 창세기 11장 1절에서 9절 사이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온 땅의 구음이 하나이요 언어가 하나이었더라. 이에 그들이 동방으로 옮기다가 시날 평지를 만나 거기 거하고 서로 말하되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하고 이에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고 또 말하되 자, 성과 대를 쌓아 대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여호와께서 인생들의 쌓는 성과 대를 보시려고 강림하셨더라.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이 무리가 한 족속이요 언어도 하나이므로 이같이 시작하였으니 이후로는 그 경영하는 일을 금지할 수 없으리로다.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케 하여 그들로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하시고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신고로 그들이 성 쌓기를 그쳤더라. 그러므로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케 하셨음이라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더라.”


세계 국가의 연합체인 유엔(UN)에는 6개의 공용어가 있다. 영어,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아랍어이다. 그 중 영어는 세계인의 공용어로서 일찌감치 자리잡았고, 그 뒤를 중국어가 이어가고 있다. 6천 가지가 넘는 세계의 언어 중에서 권력을 가진 제도권의 공용어는 영어이다. 영어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언어이고 유럽의 맹주 영국의 언어이다. 그리고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는 물론 세계인이 가장 중시하는 언어이다. 인구수로는 중국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지만 영토로 따지면 영어가 가장 넓게 퍼져 있다.

세계인에 있어 모국어는 삶을 지탱하는 매우 중요한 원천이지만 세계의 무대에서는 그것들 모두 무용지물일 때가 많다. 한국어를 아무리 잘 구사하더라도 그것은 한국인 사이에서만 유용할 뿐이다. 부존자원이 없는 한국은 필연적으로 세계인과 교류해야 하고 그들과 경쟁하면서 생존해야 한다. 영어는 세계인과 더불어 호흡할 수 있는 수단이고 그들과 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예전에 한국 사회에서 영어는 산소와 같다고 했다. 특히 직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산소가 없으면 살 수 없듯이 영어를 하지 못하면 이 사회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서울 강남역 무수히 많은 카페에 앉아 있다보면 가슴이 먹먹할 때가 너무 많다. 토익, 토플 공부에 모두 여념이 없다. 왜 도대체 모든 젊은이들이 토익에 매달여야 하는가? 기업이 원하기 때문이다. 인생의 황금기 청춘의 시대를 그렇게 다 소비한다해도 어쩔 수 없이 한국의 젊은이들은 영어에 매달여야 한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주장하는 한국어 보호론자 역시 영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그들 역시 그들의 자녀에게 영어를 가르칠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주장들에 대해 쉽사리 동의하거나 받아 들여서는 안 된다. 겉과 속이 다르고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다른, 즉 표리부동(表裏不同)한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영어를 외국어로 취급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영어는 권력을 가진 제도권의 공용어로 이젠 가진 자의 언어가 되었다. 제도권내 기득권을 보호하는 만리장성이 되었고 부와 명예, 권력과 더불어 자녀에게 대물림 되고 있다.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주변인으로 전락된다. 영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면 조기유학이란 단어는 없었을 것이다. 미국인이 해외로 유학을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유학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외국어를 마스터하기 위한 것이다. 수많은 언어 중에서도 유독 영어에 집착하는 이유가 뭘까? 권력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상으로 중국어도 중요해졌다. 중국어는 13억 이상의 인구가 사용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언어이다. 중국경제 발전과 더불어 중국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국학생들은 영어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학교에서 영어로 수업하는 국제과정이 증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국 역시 영어를 필두로 국제감각을 키우고 있다.

바벨탑 사건 전, 온 땅의 구음이 하나였을 때 그 구음이 어떤 언어였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세상의 구음이 다시 하나로 통일된다면 영어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데에 이견을 달리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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