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

초계(草溪) |

王者以民为天,而民以食为天

인류사회(人類社會)의 변천(變天)과 흥망(興亡)의 과정(過程)을 기록(記錄)한 역사(歷史)는 그것이 지나간 사건(事件)에도 불구하고 관념상(觀念上)으로만 존재(存在)하지 않는다. 역사는 여전히 우리들의 실제적(實際的)인 삶과 구체적(具體的)인 관계(關係)를 갖고 현재(現在)와 미래(未來)에 살아 있다.

역사의 의미(意味)는 현재와 미래에 있다. 과거의 역사, 그것이 만든 선악(善惡)의 모든 결과(結果)는 현재를 통해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오늘도 역사다. 오늘이 없으면 과거(過去)도 미래(未來)도 없다. 오늘의 존재야 말로 과거(過去)의 경험(經驗)으로 미래를 창조(創造)하는 근원(根源)이라 할 수 있다. 역사의 축적(蓄積)을 막을 수 없는 것은 ‘해’와 함께 하는 인류의 삶에 대한 욕망(慾望)과 투쟁(鬪爭)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歷史)를 춘추(春秋)라고 한다.

춘추(春秋)는 ‘해’를 의미한다. 한 해 두 해가 지나가며 이어지는 삶의 순환(循環)이다. 봄(春)이 오면 씨를 뿌리고 가을(秋)이 오면 거두는 것처럼 인류의 역사 역시 그렇게 이어져 왔다. 좋은 씨를 뿌리고 많이 거두기 위한 투쟁이 바로 춘추(春秋)의 인과(因果), 즉 인류(人類)의 역사(歷史)이다.

인류의 춘추(春秋)가 자연(自然)의 시련(試鍊)에 대한 응전(應戰)이라면 오늘의 역사(歷史)는 인류지간(人類之間)의 투쟁(鬪爭)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양자(兩者) 모두 인류 번영(繁榮)에 대한 본능(本能)과 욕망(慾望)이 근원(根源)으로 세상 인류의 태평성대(太平聖代)를 바라는 것이다.

태평성대(太平聖代)에는 자유(自由)와 포식(飽食)이 자연스럽다. 인류의 자유(自由)와 포식(飽食)은 자연(自然)이며 인위(人爲)가 아니다. 그것이 인위(人爲)라면 이미 태평성대가 아니다. 당·노조린(唐·盧照鄰)《익주지진관주여군비(益州至眞觀主黎君碑)》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착정경전자부지자연(鑿井耕田者不知自然), 우물을 파고 밭을 가는 자 자연을 알지 못하고
고복격양자부지제력(鼓腹擊壤者不知帝力) 。배를 두드리고 발을 구르는 자 제왕의 힘을 알지 못하네.

이를 나타내는 고복격양(鼓腹击壤)의 고사(古事)에는 인류의 자유(自由)와 포식(飽食)의 태평성대가 무엇인지 드러나 있다. 지배자(支配者)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정치(政治)를 잘하는 통치자(統治者)가 성군(聖君)이며 그 시대(時代)가 태평성대이다.

중국 역사에는 성군(聖君)의 표상(表象)으로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을 꼽는다. 고대(古代)의《擊壤歌(격양가)》에 요(堯)임금의 50년 치적(治績) 평가(評價)가 나타나 있다.

“천하(天下)가 태평(太平)하니 백성(百姓)들은 평안무사(平安無事)하다. 밭의 노부(老父)는 배를 두드리고 발로 땅을 구르며 즐겁게 노래하네. 지나가는 자(者)가 감탄(感歎)하여 묻기를, 그대여! 임금의 은덕(恩德)이 크지 않은가! 노부(老父)가 이에 회답(回答)하니,

일출이작(日出而作), 해가 뜨면 일하고
일입이식(日入而息), 해가 지면 휴식하네.
착정이음(鑿井而飮),우물을 파서 마시고
경전이식(耕田而食),밭을 갈아 먹으니
제력우아하유재(帝力于我何有哉)! 임금의 힘이 나에게 무엇인가!

백성이 정치의 힘을 의식(意識)하지 않는 것은 자유 속에서 배가 부르기 때문이다. 백성들이 그 누구의 간섭(干涉)도 받지 않고 스스로 일하고 먹고 쉴 수 있는, 이른바 무위지치(無爲之治)의 이상적(理想的)인 지도자(指導者)를 바라는 것이 춘추(春秋)이고 역사(歷史)이다.

포식(飽食)이 억압(抑壓)의 통치(統治)를 통해서 왔다면 필경(畢竟) 자유를 위한 투쟁으로 새로운 역사가 이루어진다. 자연(自然)의 자유(自由)가 세상(世上)에 있으나 백성들의 기아(飢餓)는 정치(政治)의 변혁(變革)을 일으킨다.

후대(後代)의 한서·역이기전《汉书·郦食其传》에 이러한 정신(精神)이 내려 오고 있다.

왕자이민위천(王者以民为天),왕은 백성을 하늘처럼 여기고
이민이식위천(而民以食为天).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

이는 무릇 왕(王)이 되려고 하는 자(者)는 백성을 하늘로 여기나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 즉 백성(百姓)은 국가(國家)의 근본(根本)이요, 왕의 하늘이라는 것을 아는 자(者)가 천하(天下)를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백성의 자유(自由)와 포식(飽食)은 왕자(王者)가 갖춰야 할 하늘의 덕목(德目)이다.

유방(劉邦)을 도와 한(漢)나라를 세운 역이기(酈食其)는 왕자(王者)가 알아야 할 이러한 도리(道理)를 일찍이 설파(說破)했다.

진(秦)나라가 멸망(滅亡)한 후 한왕(漢王) 유방(劉邦)과 초패왕(楚覇王) 항우(項羽)가 천하(天下)를 두고 다투고 있었다. 항우는 우세한 병력(兵力)으로 유방을 공격(攻擊)하였다. 이에 유방은 성고(成皐)의 동쪽 지역을 항우에게 내 주고자 하였다. 이때 유방의 모사(謀士)였던 역이기(酈食其)는 식량(食糧) 창고인 오창(敖倉)이 있는 그 지역을 사수(死守)할 것을 주장(主張)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무릇 왕이 되려는 자(者)는 백성을 하늘(天)로 알고,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天)로 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유방은 역이기의 말에 따라 곧 전략(戰略)을 바꾸어 오창(敖倉)을 공략(攻掠)했다. “왕자이민위천(王者以民为天),이민이식위천(而民以食为天)”이라는 말은 한서·역이기전《汉书·酈食其传》에 실려 있다. 이는 백성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것이다. 임금 된 자는 백성을 하늘 섬기듯 섬겨야 하고, 백성들의 하늘은 임금이 아니라 곧 먹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고대(古代)에 사람들은 국가(國家)를 사직(社稷)으로 불렀다. 고대문헌(古代文獻)에 국가를 뜻하는 사직(社稷)의 직(稷)은 기장(黍)의 종류 또는 곡식(穀食)을 의미하며 양식(糧食)의 총체적(總體的)인 의미로 사용됐다. 따라서 직(稷)은 고대에 줄곧 백곡(百穀)의 왕(王)으로 여겨져 제왕(帝王)들의 숭배(崇拜) 대상(對象)이 되었다. 이것이 후에 국가(國家)를 지칭(指稱)하게 된다.

부언(附言)하면 사직(社稷)은 고대(古代)의 군주(君主)들이 제사(祭祀)를 지냈던 지신(地神)과 곡신(穀神)으로서 후에 국가(國家)의 의미(意味)로 전용(轉用)된 것이다. 직(稷)이 백성들의 먹는 것을 해결해 주는 곡신(穀神)으로 국민을 뜻한다면 사(社)는 지신(地神)으로 국가(國家)를 나타낸다. 백성(百姓)과 사직(社稷), 즉 국민(國民)과 국가(國家)를 다스리는 것을 고대(古代)에는 통치(統治)라고 했지만 지금은 국가(國家)를 경영(經營)하는 것이다.

“왕자이민위천(王者以民为天)하고 이민이식위천(而民以食为天)”하는 자(者)만이 세상(世上)을 다스릴 수 있다. 백성은 그런 국가경영자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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